저임금에 결국 평택으로 떠나버린 어른들과 줄어드는 특성화고 지원자들... 위기의 조선소 숙련공 | 추적60분 KBS 231110 방송

■ 조선소 떠나온 평택 숙련공, “7년 전 떠난 때랑 같은 임금...조선소, 안 돌아가죠” 제작진이 만난 한 조선업 종사자는 평택을 ‘블랙홀’이라 일컬었다. 절반 넘게 사라진 숙련공들 대다수가 평택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으로 갔다는 것. 조선소에서 취부사로 일하던 배현식(가명) 씨는 7년 전, 조선소를 떠나 평택으로 왔다. 배 씨는 평택에 와서도 조선소에서 쓰던 작업복과 두건을 아직 사용한다며 제작진에게 직접 보여주며 웃었다. 하지만 조선소로 돌아갈 생각이 있는지 묻자, 곧장 단호히 고개를 내젓는 배 씨. 배 씨는 이전에 조선소에서 돌아오란 연락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배 씨에게 제시된 단가는 7년 전 그곳을 떠날 때와 똑같은 14만 원이었던 탓이다. “현재로서는 만약에 평택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이상, 안 돌아갈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단가 부분이 회복이 돼야 하고 그 다음에 복지가 보장돼야지만 (조선소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 과거 조선소에서 일했던 숙련공 배현식 씨 - 배 씨가 조선소를 떠난 그즈음은 조선업에 한파가 닥쳤을 때다. 2015년 한 해에만 조선 3사의 적자가 8조 원에 달할 정도였다. 소위 ‘잘 나가던’ 조선소들은 한순간 고꾸라지자 그동안의 영광을 함께한 사람들을 쳐내고 비용을 줄였다.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실직과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줄도산하는 등 풍파가 일었다. 세월이 흘러 불황이 가셔도 숙련공들에겐 그 여파가 아직인 모양새다. ■ 대한민국 현장엔 대한민국 숙련공이 없다 숙련공이 사라지는 현장은 조선소만이 아니다. 건설, 제조 등 대한민국 곳곳의 현장에서 숙련공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건설 현장에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외국어로 적힌 안전수칙들이 필수다. 한글 아래 적힌 중국어와 베트남어. 31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철근 작업을 했다는 박철민 씨는 부실시공의 원인으로 “소통의 어려움”을 꼽았다. 건설 현장에서도 젊은 인력들이 부족해 대가 끊길 위기다. “건설 쪽으로 사람들이 안 와요. 젊은 기능인들이 와야 하는데... (중략) 이제 숙련공들의 대가 끊겨버리면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이 들어와야 해요.” - 건축설비 분야 1호 명장 박진관 씨 - 제조업의 대를 이을 숙련공도 부족한 상황이다. 경상남도 진주시에 있는 전통 산업단지. 과거 제조업으로 북적이던 곳이지만 현재는 공장 곳곳이 비어 있거나 노동자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커다란 공장 안이 큰 기계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 앞에 선 숙련공들은 한두 명. 제작진이 만난 공장들은 인건비 부담 탓에 대부분 혼자 일하거나 형제, 부부 등 가족끼리 업체를 운영한다. 친동생과 함께 임가공업체를 운영 중인 강영주 씨는 40대인 본인을 “제조업에서 젊은 편”이라 소개했다. “제조업에서 제가 젊은 편입니다. 지금 저희 밑 세대에는 거의 없습니다. 다 외국인이지….” - 진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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